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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유전2020-03-17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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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vel 10

유 전
          - 2003. 10. 26.

소설만 읽었다
- 별이 천정에 숭숭 보이고 머리맡의 걸레는 아침마다 쇠망치처럼 얼어있었다
어머니 목소리는
건성이었다

소설을 읽었다
- 가판대에 주름처럼 쪼그려 앉은 할머니가 두 개 천원 하는 홍옥을, 그 홍조 띤 얼굴을 팔고 있었다
주머니는
날개처럼 퍼덕거렸다

소설도 읽었다
- 또 새로 깔리는 보도 블록을 피해 돌아설 때 인부들의 욕지거리가 조각조각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외할머니는 평생
다정한 말을 모르고 사셨다

소설은,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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