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리에 - 2015. 10. 6.
기리에 엘레이손 가르릉거리는 숨을 뱉는 아이의 옆에 앉아 나지막히 내뱉는다 지향하는 형태를 갖지 못한 죄인의 소극적인 기원
아이의 머리맡에서 여죄를 찾아 주마등처럼 달리며 변명만을 꺼내와서 속죄를 얘기할텐가 소원을 빌텐가 미련한 것 안다, 그래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아이의 숨에서 단내가 난다 머리를 짚고 뜨거운 손을 주무른다 너를 낳았으나 구원은 내 손에 있지 아니하구나 나는 소임을 다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흐릿한 등 하나 켜 놓은 프랑스 천변 오두막에서 아일랜드를 떠났던 캄캄한 선창에서 아비들은 울지도 않고 물었다 나는 다하지 않은 것인가 다하지 못한 것인가 기리에 기리에 엘레이손
밤은 깊은데 실눈도 채 뜨지 않고서 아이가 베갯잇을 더듬는다 옆에 모로 눕는다 목을 감고 당기는 팔에 끌어안는 힘에 나는 왈칵 깨닫는다 나의 구원이 여기에 있다 네가 나를 낳았구나
눈을 감는다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