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피 - 2015. 9. 7.
여름이 가고 열매를 맺으라는 계절에
가로등도 채 꺼지지 않은 거리가 마을이 도시가 나라가 발 아래 있다 새벽 바람이 차다 팔에 소름이 돋는다 돋은 소름 위에 새로이 깃털이 돋는다
내 자식 어깨에 날개가 돋을 것이라 속았던 가엾은 부모의 작은 집 위에서 '깃 하나 남기지 않는다' 너는 말한다 어차피 날개가 되어 버린 손은 쥘 수도 없다
어깨에 돋아났더라면 오히려 어색했으리라 팔을 저으며 아무도 개의치 않는 "그랬다더라" 하는 신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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