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래 - 2020. 1. 30.
발등에 하나나 둘 쯤 붙어있으면 눈치 챌 수 있을까 눈에 띈다고 그것이 사람인 줄 알아차릴까 어떤 전지전능한 신은 검고 흰 점 하나 붙어도 눈길을 주고 이름을 부르겠지만 사람 같은 신은 모를 것이다 나 같은 신은 모를 것이다
무릇 모래란 낱알로 존재를 드러낼 수 없는 법이다 까슬함을 줄 만큼이라도 모여야 털어낼 생각을 하고 한 줌은 되어야 장난이라도 하며 한 포대는 있어야 작업을 한다 하물며 경탄을 얻고자 한다면 포말과 함께 깎여 나가면서도 어디선가 흘러와 차곡차곡 쌓여서 해안을 메우고 빛나야 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