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제목지켜보자2022-08-12 15:10
작성자 Level 10

많은 연예인들이 이런저런 물의를 일으키고 연예계에서 퇴출되거나 자숙기간을 갖는 걸 본다. 

병역 문제로 논란이 있었던 스티븐 유는 아직 한국에 들어올 수도 없고, MC몽은 적어도 방송을 통한 복귀는 못하고 있다. (음반작업 활동에 대해서도 여전히 많이 욕을 먹는 분위기다.) 

미성년자 성매매로 이슈가 되었던 이수는 방송에 나올 엄두도 못내고 언더에서 활동하는 듯 하고, 성인마사지 업소 출입 문제로 시끄러웠던 세븐은 요즘 뭘 하는지 소식을 알 수 없다. 

음주운전은 너무나 많은 사례가 있지만 대체로 자숙하다가 복귀하는 분위기고, 반성 없이 거듭 사고를 일으킨 연예인은 더 엄격히 퇴출시키는 듯 하다. 

학교폭력이나 갑질이 밝혀진 경우도 매장되는 건 보편적인 상식이 된 것 같다. 

최근 표절 문제로 잠적하듯 방송과 거리를 둔 유희열의 경우는 얼마나 자숙기간을 갖게 될 것인지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연예인들의 사회적/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사람들이 엄격한 이유는 잘 나가는 놈들을 물어 뜯고 싶은 심리와 같은 저열한 것도 없지 않겠지만 결국 그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중들의 시선을 많이 받는 만큼 책임감도 커져야 한다는 뜻이다. 영향력도 힘이니 역시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With great responsibility comes great power.) 


그런데 영향력에 있어서 연예인들과는 비할 바 없이 큰 책임을 느껴야 할 정치/경제/언론/법조계 사람들의 경우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그렇게 예민하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문제를 일으키고 이슈가 되었을 때 손가락질 당하고 욕은 좀 먹을지 몰라도 그들 삶의 영역에서 아예 퇴출되는 경우는 보기 어려운 것 같다. 

별장 성접대와 뇌물 등으로 지탄을 받았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전면 무죄 소식은 기가 막힌 일이었지만 마음 한 켠에선 그럴 줄 알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해 복구 현장에서 김성원 의원이 사진 잘 나오게 비 좀 더 왔으면 좋겠다고 해서 논란중인데 당에서는 징계하고 본인은 무릎 꿇고 사과를 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침통한 표정을 짓기야 하겠지만 머지 않아 또 자연스럽게 정치권 어디에서 머리를 디밀고 있으리라. 

청소노동자에게 한 막말로 논란이 되었던 김태흠은 충청도지사를 하고 있고, 시장직을 걸고 무상급식을 폐지하려 했던 오세이돈은 2022년에 재림하여 이름값을 한다. 

왜 이들은 퇴출되지 않는가? 심지어 자기 영역에서 필수적인 윤리의식과 가치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것이 드러났음에도 밥벌이가 끊기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을 지지하는가?


화가 난다기 보다는 기가 막히는데, 또 이렇게 기가 막히는 것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서 나는 또 체념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래도 지켜보자. 그들이 큰 힘에 걸맞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지 지켜보자. 그리고 지켜 보는 걸 알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