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가 당연한 것이 되면 배려하는 사람은 우선 순위를 갖기 어려워진다. 더 중요한 일, 더 바쁜 일, 더 급한 일을 하느라 몸과 마음이 지치면 휴식이 다시 더 중요한 일이 된다.
그래서 '여러분이 하시는 중요한 일들을 하고 남는 시간에, 큰 부담과 책임감 없이 모여 볼까요?' 라는 제안을 하는 것이 나의 일인 이상 대답 없는 채팅창을 속 태우며 바라보다가 갑작스럽게 불참통보를 받거나, 모임이 취소되고 연기되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인 패턴이 되어 버린다.
그러면 그러지 않으려 해도 나의 일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을 나의 삶이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으로 여기게 된다. 그렇게 밀려나는 나의 삶은 참 가치 없는 삶인 것만 같아서 내가 싫고 사람이 싫고 세상이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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