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닥타닥. 무겁다고 투덜대던 한성컴퓨터의 게이밍용 노트북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 우리학교전산장비
유지보수 담당 조사장님이 가격대비 최고성능으로 준비했다며 야심차게 열다섯분의 선생님께 보급한 노트북은 무겁다는 원성만 들릴 뿐, 별다른 칭찬의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나 역시도 그 중의 하나였다. 이러한 부정적인 감정의 시작은 노트북을 받기 한해 전, 가벼운 헤드셋이
필요하다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헤드셋을 장착하면 마치 페이커라도 된 것처럼 머리 주위에서 빛이 나는 요란한 라이트와 뇌의 중량과 거의 맞먹을 것
같은 무게감, 게다가 진동기능은 도대체 학교 업무에서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를 그 헤드셋을 끼고 한여름에
땀을 뻘뻘 흘리며 원격연수를 듣고 있었던 그 경험에서부터 일 것이다.
그런데, 한성 게이밍 노트북 무게의 절반 밖에 되지 않지만 모든 성능이 최저점을 기록하던 나의 또다른 한성컴퓨터가—애플의 맥에어를 모방한 외양을 갖추었지만,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해
벌레 먹은 사과가 있던 자리에 별이 붙어 있어 별명이 ‘인민 에어’인—말도 없이 갑자기 사망하고 말았다. 그래서 단 한번도 집에 들고 온
적이 없었던 한성 게이밍 노트북을 업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집에 짊어지고 오게 된 것이다. 내가 10년간 사랑해 마지않던 작고 가벼운 한성 인민에어는 요즘은 기력이 많이 약해져서 5분만 켜 놓아도 쉴새 없이 팬이 돌아가며 쉭쉭 더운 김을 내뿜었더랬다. 그런데
같은 이름의 2019년생 한성은, 팬이 어디에 붙어 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정숙함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 정숙함 가운데, 가볍지만
정확한 타자감의 키보드 소리만 방안을 가득 채우게 된다. 비로소, 이
컴퓨터를 사용한지 1년이 되어서야, 이 컴퓨터의 가치를 알게
되었다.
그런데, 이 컴퓨터는 애초에 온라인게임을 돌려도 무리
없을 정도의 사양을 갖고 있는 컴퓨터인데, 그렇다면 게임을 설치해 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