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 침 - 2019. 7. 3.
어제부터 펴 놓은 이불로 들어가 눕는다 기침이 멎지 않는다 여긴 차갑고 축축하네 이슬 맺힌 풀밭에 누워 있는 것 같아 삼 년째 살고 있는 방에서 나는 새삼 말했다 풀벌레가 울고 빳빳한 잎이 다리를 긁는다 목덜미를 타고 다리 많은 것들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 같아 무서우면서도 나는 끝내 일어나 불을 켜지 않는다 그 대신 나는 불러내 본다 실제보다 선명했던 그 일은 그 사람은 바빴던 신발 밑창만큼 닳아 있었다 다만 티끌같은 감정만이 기도에 박혀 나는 격한 기침에도 그 선명한 이물감을 떨쳐낼 수가 없다 모로 누워 흙을 머리끝까지 덮으며 나는 몸서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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