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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고양이2020-03-1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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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vel 10

    고양이

                      - 2018. 4. 28.


까만 턱시도를 입은 사내가
도로 위에 쓰러져있다

그러려던 건 아니었다
사내는
길을 건너던 중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더 안전할지도 모르는 길이 있었다 사내는
까짓거 뭐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건 아니었다
사내는
밝은 라이트가 눈 앞에 닥쳐 왔을 때
늘 자랑스러워하던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사내는
그것도 뭐 괜찮지
하는 생각이었다

턱시도같이 까만 도로 위에
사내는 몸만
무심히 스쳐간 빛의
흔적으로 남기고
경쾌한 안광으로 달린다
빛도 어둠도 개의치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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