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 2018. 4. 28.
까만 턱시도를 입은 사내가 도로 위에 쓰러져있다
그러려던 건 아니었다 사내는 길을 건너던 중이었다 멀지 않은 곳에 더 안전할지도 모르는 길이 있었다 사내는 까짓거 뭐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건 아니었다 사내는 밝은 라이트가 눈 앞에 닥쳐 왔을 때 늘 자랑스러워하던 순발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사내는 그것도 뭐 괜찮지 하는 생각이었다
턱시도같이 까만 도로 위에 사내는 몸만 무심히 스쳐간 빛의 흔적으로 남기고 경쾌한 안광으로 달린다 빛도 어둠도 개의치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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