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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막 피어난 목련은2020-03-18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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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vel 10

    막 피어난 목련은

                       - 2017. 1. 19.


달은 덜 찼는데
봄 밤
하늘 아래
달빛은 종소리처럼
막 피어난 목련을 채우네

달밤 목련은
한 송이 한 송이가 연등 같아서
너와 나의 얼굴을 한
작은 부처님들이 꽃 속에서 살곰살곰 고개를 내밀고
환한 목련을 타고 
은하수 혹은 삼도천 
수면 위를 유람하듯 두둥실 떠 가네

그러면
그 물 아래 
배고픈 아귀 불쌍한 혼들이
또 너와 나의 얼굴을 하고 손을 뻗으니 
그 닿은 자리마다
꽃잎은 갈변해 떨어지고 무심한 발에 밟혀도
대자대비 관음보살
손바닥 위에 달빛을 담아
넋들을 건지네
봄이
무르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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