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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하피2020-03-18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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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vel 10

    하  피

                  - 2015. 9. 7.



여름이 가고
열매를 맺으라는 계절에


가로등도 채 꺼지지 않은
거리가 마을이 도시가 나라가
발 아래 있다
새벽
바람이 차다 팔에
소름이 돋는다
돋은 소름 위에 새로이
깃털이 돋는다

내 자식 어깨에 날개가 돋을 것이라 속았던
가엾은 부모의 작은 집 위에서
'깃 하나 남기지 않는다'
너는 말한다
어차피
날개가 되어 버린 손은 쥘 수도 없다

어깨에 돋아났더라면 오히려 어색했으리라
팔을 저으며
아무도 개의치 않는
"그랬다더라" 하는
신화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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