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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궁이2020-03-1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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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vel 10

    아궁이

                 - 2017. 12. 19.


소박한 네모 앞에
쪼그려 앉는다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으로 퍼져서
서늘함에 빳빳했던
목덜미의 잔털도 따라 앉는다

사랑은 여기까지
동공은 화염에 홀려
불꽃과 함께 일렁여도
팔 한 쪽 대신 장작하나
건네며 감지하는 살의는
침입을 허하지 않는다
그래도 널 더 사랑해야 할까
네가 그은 선 뒤에서 
데우고 굽고 익혀낸 것들에
고마워만 해도 될까

다시 네모 앞에 앉아
쌓인 더미에 숨통을 터주며
나는 중용과 겸양을 떠올리고
다른 나는 비겁하다 뇌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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