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피어난 목련은 - 2017. 1. 19.
달은 덜 찼는데 봄 밤 하늘 아래 달빛은 종소리처럼 막 피어난 목련을 채우네
달밤 목련은 한 송이 한 송이가 연등 같아서 너와 나의 얼굴을 한 작은 부처님들이 꽃 속에서 살곰살곰 고개를 내밀고 환한 목련을 타고 은하수 혹은 삼도천 수면 위를 유람하듯 두둥실 떠 가네
그러면 그 물 아래 배고픈 아귀 불쌍한 혼들이 또 너와 나의 얼굴을 하고 손을 뻗으니 그 닿은 자리마다 꽃잎은 갈변해 떨어지고 무심한 발에 밟혀도 대자대비 관음보살 손바닥 위에 달빛을 담아 넋들을 건지네 봄이 무르익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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