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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손톱2020-03-18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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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vel 10

    손  톱

                      - 2017. 1. 19.


자르는 중에는 잡념도 없는데
잘라내면
몸에 굴복한 듯 쪼그려 앉아 뒷처리 하는 게
참으로 싫다
얼마 되지도 않아 문득
도무지
참을 수 없을 만큼 자라 있다
성욕처럼

곱게 죽을 수 있다면
침상에서 마지막에 손을 쳐다 보려나 나는
자르고 잘리는 사투를 평생 함께 했구나
하며
끝없이 잘려서 너는
늙지 않고 나와 함께 죽는구나
나는
잘려야 할 때 잘리지 않아 늙었나
참으로 공정하다
깨달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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