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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기리에2020-03-18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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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vel 10

    기리에

                   - 2015. 10. 6.


기리에 엘레이손
가르릉거리는 숨을 뱉는 아이의 옆에 앉아
나지막히 내뱉는다
지향하는 형태를 갖지 못한
죄인의 소극적인 기원


아이의 머리맡에서 여죄를 찾아 주마등처럼 달리며
변명만을 꺼내와서
속죄를 얘기할텐가
소원을 빌텐가 미련한 것
안다, 그래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아이의 숨에서 단내가 난다
머리를 짚고 뜨거운 손을 주무른다
너를 낳았으나
구원은 내 손에 있지 아니하구나
나는 소임을 다하지 않았다, 미안하다
흐릿한 등 하나 켜 놓은 프랑스 천변 오두막에서
아일랜드를 떠났던 캄캄한 선창에서
아비들은 울지도 않고 물었다
나는 다하지 않은 것인가 다하지 못한 것인가
기리에
기리에 엘레이손

밤은 깊은데
실눈도 채 뜨지 않고서 아이가 베갯잇을 더듬는다
옆에 모로 눕는다
목을 감고 당기는 팔에
끌어안는 힘에
나는 왈칵 깨닫는다
나의 구원이 여기에 있다
네가 나를 낳았구나

눈을 감는다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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