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그래도 한 달에 한두 번은 뭐라도 남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10월은 어느 메뉴에도 글을 남기지 못했다. 심심풀이로 만들던 브이로그도 벌써 흥이 떨어졌는지 손을 뗐고, 가끔 떠오르는 생각들을 적어볼까 하고 컴퓨터 앞에 앉으면
엉뚱한 곳으로 흘러다니다 왜 켰는지도 모르고 시간을 허비한 나를 미워하면서 끄기 일쑤였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일기를 쓴다. 오랜만이라 과연 술술 풀리지도 않아서 수 없이 많은 백스페이스를 누르며 한 문장에 겨우 겨우 마침표를 찍는다. 이렇게 억지로라도 쓰지 않으면 이제 글 쓰는 재주도 다 휘발될 것 같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글을 쓰고 싶은 순간이 오면 어렵지 않게 풀어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었는데 자신의 무력감이나 게으름을 또렷이 지켜보면서 나는 나를 못 믿게 되어버렸나 보다. 하지만 그렇게 되긴 싫어서 징검다리 돌 하나 놓듯 11월에 글 하나를 놓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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