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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부2020-03-18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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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evel 10

    부  부

                       - 2018. 10. 29.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우리는 부둥켜 안았다
서로의 뼈를 쓰다듬으며
각자 자신에게 수고했다 말했다
잠들지 않으려던 노력은
언제나 내일이 두려웠기 때문이란 걸 알아서
일도 안하면서 일 많다던
서로의 빈둥거림을 응원했다
그러다 하나가 잠들면
다른 하나가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날카로운 잣대를 자신에게만 들이대던 불쌍한 사람
발치에 누운 고양이를 밀쳐내지 못해 새우잠을 자는 곁으로 눕는다
잠결에 귀찮을 법도 한데 뭐라뭐라 중얼거리면서 들이민 엉덩이를 토닥거린다
그렇게 불편하게 다시 끌어안고 짧은 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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